나는 병원에서 일하지만 병원을 상당히 자주 찾는 편이다. 모든 현대인들이 다 그렇겠지만 나는 허리와 목이 좋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간간히 병원을 찾아 주사도 맞고 연례행사로 시술도 받고, 비싼 도수치료도 자주 받는 편이다. 통증이 심하지 않을 때에는 회사 앞에 있는 통증의학과나 정형외과를 찾아 간단한 주사치료와 도수치료를 받고, 치료비용이 부담스럽게 많이 나오더라도 실비보험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부담은 상당히 덜하다. 만약에 상황이 심각해져서 응급실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병원비의 일정 비율을 실비보험에서 보장받는다. 예전에 한 번은 의사가 큰 병원을 가보라며 소견서를 써 준 적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큰 병원은 상급종합병원, 대학병원을 말한다. 대학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그냥 진료를 받는 것이 아니고 소견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본인부담금이 높기 때문이다. 매달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건강보험료로 납부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의 병원 이용의 모습이다.
한국의 의료전달체계의 역사
이처럼 우리는 어떠한 질병이 있을 때 병원을 찾는다. 한국의 의료전달체계에 대하여 살펴보면 19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1년 국민의료법이 제정되었고 1962년에 의료법으로 변경되었다. 1963년 의료보험법이 제정되었고 1977년 직장의료보험이 도입되었는데 시범사업이었다. 흔히 77 패러다임이라고 부른다. 1979년에는 그 범위를 직장인에서 더 확대하여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직원까지 의료보험을 도입하였다. 도입기를 지나 확충기로 접어든 1980년대에서 90년대에는 직장 의료보험 도입 이후 12년 만인 1989년에 전 국민 의료보험이 시행되었고, 3저 정책(저 보험료, 저급여, 저수가)을 그대로 도입하였으며 비급여와 선택진료비를 지불하는 방식을 이어갔다. 또한 진료권도 설정이 되어 있었으며 현재와 동일한 3차 의료전달체계로 진행되었다. 이후 1999년에 국민건강보험법이 제정되었다. 의료보험 대신 건강보험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의약분업이 이루어졌으며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고 2010년에는 평가인증제도가 도입되었다. 현재는 문케어가 가장 핫이슈이다.
1차 의료개혁 – 2000년도
2000년도에는 1차 의료개혁이 이루어졌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의약분업이다. 두번째는 진료권의 폐지인데 진료권은 쉽게 말해서 서울에 사는 사람은 서울에서만 진료받고, 제주도에 사는 사람은 제주도에서만 진료받는 것을 폐지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재정통합이다. 처음 의료보험법 시행으로 보험료를 걷을 때 지역가입자의 돈과 직장가입자의 돈이 한꺼번에 운영되었다. 지역가입자보다 직장가입자의 재정이 더 많은 상태라서 처음부터 통합으로 운영하여 아직도 이 부분에 대해 소송 중이라고 한다.
전국민건강보험제도 시행 이전의 우리나라의 의료공급체계의 기능적인 단절성, 지역 간 의료자원 불균형 분포, 환자의 대형병원 집중, 하부구조 취약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처음 의료보험이 시작되었을 때 저 보험료, 저수가, 저급여의 3저 현상은 아직까지 고착화된 문제로 남아있다. 얼마 전 글로벌 헬스케어 수업 시간의 발표자료를 찾을 때에도 우리나라의 의료 수가가 얼마나 저렴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의료전달체계
의료기관은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에서는 주로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2차 의료기관인 병원급에서는 주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3차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중증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행위를 하는 기관으로 정의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1, 2차 의료기관의 의사 소견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본인이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에는 이용 단계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또 상급종합병원을 소견서 없이 가려면 가정의학과를 통해서 가면 된다. 단계적 의료기관의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서 의료기관 종별 가산율 및 환자의 본인부담률의 진료비 차등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나 진료비 차등 외에 특별한 제제가 없기 때문에 상급종합병원에 환자가 너무 많이 몰리는 것이다.
의료기관 간의 역할과 기능의 미적립 등으로 인해 의료기관 의료시설의 대형화와 고급화 경쟁이 심화되고, 수도권 지역의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 등의 문제가 발생되며, 환자의 감염관리나 안전 문제에도 취약하다. 메르스 사태나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사망사건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50602000455&md=20150602105757_BL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80406000153
병원은 저보험료, 저급여, 저수가에서 어떻게 돈을 버는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병원의 이용을 보장받는다.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고 병원을 이용할 때 본인부담금만 납부하면 된다. 그럼 병원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가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병원비가 많이 나오는 진료 중 하나인 치과치료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스케일링도 보험적용이 되지만 급여화 전에는 약 5~7만 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이제는 너무나 대중화된 시술인 임플란트도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들께 평생 2가까지 의료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으나 비급여 금액은 적게는 80만 원부터 많게는 200만 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정형외과의 도수치료는 비급여 치료로 병원을 이용할 때 실비보험이 있는지 없는지 먼저 병원에서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병원은 비급여 진료를 늘려 병원의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환자들은 건강보험의 적용 폭이 너무 좁아 비급여 치료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실손보험에 가입하게 되고 현재에는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보험이 된 실정이다.
이 카테고리에서는 해야 할 내용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의료경영을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질문을 많이 던지는 과목이었다. 민감한 영리병원의 문제부터 현 정부의 보건의료정책까지 다뤄야 할 내용들이 참 많다. 앞으로 천천히 정리하고 다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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