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대학원에서 웬 정신의학에 대해 배우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나도 처음에 웬 정신의학?이라고 생각했다. 이 수업을 듣고 나니 왜 정신의학에 대한 기초 베이스를 배우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 수업은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베이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실제 정신과 전문의의 팀티칭으로 진행된다. 수업의 하반기에는 소비자의 관점, 공급자의 관점, 소비 공급자의 두 관점을 모두 고려한 사업계획서를 발표하는데 실제 사업계획에 있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체크하여 사업을 구상할 때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한 피드백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다. 사실 나는 이 수업을 듣고 나서 사업계획보다는 나에 대해 많이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학업계획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말이다^^;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던 수업이다.
한국의 정신건강의학 발달사
1950년대에는 조선정신신경학회에서 '대한 신경정신의학회'로 시작하여 1982년에 신경정신과(신경과+정신과)에서 신경과와 분리되었다. 신경과는 대한 '신경과학회' 창립되면서 대한 신경정신의학회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내용은 '대한 정신의학회'였다. 현재는 대한 정신건강의학과로 명칭 한다. 1982년 이후에는 (신경) 정신과로, 2011년대에는 (신경) 정신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고 한다.
정신질환의 역학
세계3대 만성 질환 : 고혈압, 당뇨, 우울증
세계 10대 질환 중 5가지 : 우울증, 알코올 남용, 조울증, 조현병, 강박장애가 속한다.
정신의학에서의 '정상'이란 무엇인가?
정상의 개념을 논하는 데 있어서 기준이 여러 가지 있다. 우선 첫 번째로 통계적 기준으로 보았을 때 정상의 개념을 설정하는 가장 큰 방법은 바로 과학적인 방법인 'IQ 테스트'다. 통계적 기준의 한계점은 일탈되었다고 해서 다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평균에서 일탈된 행동 중에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일탈하는 경우가 있고, 통계적 기준을 적용하려면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측정하여 평균과 표준편차를 확인해야 하는데 인간의 행동을 측정하여 이러한 통계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회, 문화적 기준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인데 개인이 속한 사회의 규범이나 문화적 관습이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 또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문화적 상대성의 문제를 예를 들어보면 과음하고 어느 시점 이후 기억을 못 하는 블랙아웃 현상을 미국은 알코올 중독의 중요한 증상으로 판단하나 우리나라는 알코올로 인한 행동이나 실수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하다는 것이다. 또 화병이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에서 문화적 특성으로 발생되는 증상이라고 생각하나 우울증의 다른 형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행동의 적응성의 기준으로 개인의 행동이 자신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이에 사회적, 직업적 생활에 적응할 때 정상이라는 것이다. 적응과 부적응을 나누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이 또한 문제점이 있다. 적응과 부적응을 누가 어떠한 근거로 평가하느냐는 것이다. 개인의 부적응이 어떤 심리적 기능의 손상에 의해 초래되었는지를 판단하기가 어렵고, 이것이 인지적 손상인지, 동기의 부족인지, 정서적 불안 때문인 지를 정확하게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병든 사회에서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사회에서 잘 적응하지 못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를 이상행동이나 심리적 장애로 간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세 번째 행동의 적응성 기준은 영화 조커가 생각났다. 조커의 사회적 배경과 조커의 탄생 배경을 행동의 적응성 기준으로 바라보았을 때 그의 행동과 사람들의 행동은 정상인가 비정상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네 번째는 개인적 기준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판단하는 것이다. 개인이 경험하고 있는 심리적, 정서적 갈등의 정도를 주관적으로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정상과 이상을 구분한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이 잠도 못 자고 식음을 전폐하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이 반응이 수개월, 수년간 계속 지속된다고 볼 때는 어떠할까라는 관점이다. 마음은 건강하다고 하더라도 괴로움을 안고 살기 마련인데 정신적 고통에 휩싸여있다고 해서 비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매우 부적응적이지만 주관적인 고통이 없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를 생각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인 것으로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 자체를 모르는 것이며, 소시오패스는 잘못한줄은 알지만 멈춰지지 않는 것으로 후천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정상의 개념을 새롭게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정신의학에서는 딱 떨어지는 정답이라는 것이 없다고 하였다. 정상과 이상행동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며 이상행동의 증상은 정신질환이라는 병리적인 상태일 수 있지만 때로는 정상인도 병리적 증상을 경험한다. 정상에도 고통과 괴로움, 갈등이 필요하다. 갈등과 생존경쟁으로 인한 괴로움의 상태, 그 자체가 정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괴롭고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받지 않거나 불안하지 않다면 그게 비정상이 아닐까 라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는 이상 정신적 고통을 면하며 살아갈 수 없다. 이후 수업시간에 계속 언급되는 프로이트는 우리 모두는 적어도 약간 신경증적이라고 하였다. 무의식적인 심리 갈등인 신경증은 인간 존재의 한 부분이라 하였다. 실존적인 관점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안을 경험하며 불안한 것은 사람이 살아있다는 증거가 된다 하였다. 정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게, 유동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이 끊임없이 변하는 것은 정상적인 것이다. 마음이 끊임없이 요동치는 것이 정상이며 이 과정 속에서 계속해서 발생하는 오류에 대해 받아들여야 한다.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오류를 비정상이라고 간주해버린다면 정상이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 괴로움을 무조건 참고 버티라는 것이 아니며 고통스러운 것을 나는 괜찮다 하고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자. 완벽하지 못하다고 그것을 대뜸 비정상으로 몰고가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정상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정신건강의 기준 또한 달라진다 하였다.
오늘 점심시간에 본 김창옥 교수의 강연이 생각났다. 유튜브 강연을 첨부한다. 1분 6초부터의 내용이 떠올랐다.
조건부 칭찬에 대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정신건강에서 이야기하는 이상행동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발열이라는 신체적 증상이 감염상태에 있는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과정인 것처럼, 이상행동 역시 고통스러운 내적, 외적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수단이다. 따라서 증상을 소멸의 대상으로 여기기보다는 대상자의 욕구, 세계에 대한 인식 등과 같은 심리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로 인식해야 하며 섣부른 자아의 강화 없이 증상을 없애려는 접근은 대상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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