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일을 하다 보니 어른들 말처럼 '집안에는 의사, 변호사 혹은 검사, 경찰은 꼭 있어야 한다.' '비닐봉지 인맥이라도 없는 것보다 낫다.'라는 말을 실감할 때가 종종 있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의료비가 저렴한 나라도 없지만 누리는 국민들은 잘 모른다. 병원의 돈 버는 수단은 비급여이기 때문이다. 비급여 수가는 병원이 받고 싶은 만큼 받을 수 있으니 가격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보건복지부 사이트에서 각종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방별 차이에 대해 얼마 전 자료를 공개한 적이 있는데 지역별로 진짜 가격이 너무 다르다. 특히 치과진료에 있어서 '비용이 이렇게 많이 나올 수 있나? 저 사람들은 진료 한 번에 웬만한 소형차 한 대 가격을 결제하고 가네'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사실 내가 근무하는 병원 임플란트는 시술력, 장비는 인정한다. 스킬 좋고 빠르고 어려운 케이스도 다른 병원에서 보내주는 정도니 임플란트에 있어서는 인정한다. (병원명은 밝히지 않겠다.)
경영지원 담당자의 입장에서 본 임플란트 할 때 꼭 필요한 정보들에 대해 오픈해 보겠다.
1. 임플란트를 식립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공부가 필요하다.
우선 임플란트의 구조를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의 임플란트는 잇몸 뿌리 역할을 대신해주는 임플란트 픽스쳐와 눈으로 보이는 치아 부분을 크라운이라고 하며, 이 두 개를 서로 이어주는 중간 기둥인 어버트먼트로 나눌 수 있다. 흔히 광고하는 포OO임플란트, 오OO임플란트, 덴OO임플란트, 디O임플란트는 임플란트 뿌리 역할을 하는 픽스쳐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쉽다. 임플란트 하면 떠오르는 우리나라 그 브랜드의 경우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냥 광고를 잘한 것뿐이다. 또 수입 임플란트가 비싼 이유는 임상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비싸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지만 너무 싼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야매도 정말 위험하다. 하악의 신경 건드리면 진짜 노답이다.
2. 건강보험 적용되는 임플란트와 비보험 임플란트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나라에서 정한 임플란트 수가는 약 120만원 정도이다. 나라에서 정한 적정선 수준의 임플란트 가격을 비보험 가격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임플란트는 건강보험적용으로 자기 부담금이 적지만(약 70% 보조) 나라에서 혜택을 주는 임플란트는 65세 이상일 경우 평생 2개뿐이다. 또 건강보험 임플란트 적용을 받아 치료를 받기 시작하면 병원을 바꾸는 건 매우 어렵다. 임플란트 보철물은 비보험의 경우 '지르코니아'라는 재질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보험 임플란트의 경우에는 PFM으로만 가능하다. PFM은 심미성이 다소 떨어진다. 그리고 상악 어금니의 경우에는 상악동 거상술이 추가적으로 이루어지거나 뼈이식이 들어가야 하는 경우, 이 외에 임플란트 시술 이외에 부가적인 것들이 필요한 경우는 보장하지 않는다. 연결 치아도 마찬가지이다. 치과치료는 진짜 미루지 말고 정기적으로 치과를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제발.
3. 내비게이션 임플란트, 컴퓨터 임플란트는 무엇인가?
네비게이션 임플란트, 컴퓨터 임플란트는 말 그대로 식립 하려는 위치를 컴퓨터가 자동으로 잡아주는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물론 잘 쓰면 좋다. 임상경험이 풍부하지 않다고 가정할 때 식립위치를 잡아주는 가이드의 도움을 받으면 안 받는 것보다 훨씬 좋지 않겠는가? 하지만 로봇 팔 같은 게 알아서 드르륵 박아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잇몸에 맞는 틀을 따로 제작해야 하고 적용 가능 케이스도 한정적이다. 일반 임플란트보다 소요 시간, 틀 제작의 추가 비용은 환자의 몫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만약 임플란트 시술을 아주 많이 한 숙련된 의료진의 경우 굳이 저런 장비들이 필요 있을까 생각해보면 굳이 고집할 필요도 없다.
4. 당일 완성 임플란트, 원데이 임플란트에 대해서
즉시부하 임플란트라고 해서 실제 있는 시술법인데 환자가 알기 쉽게 원데이 임플란트라고 부르겠다. 임플란트 치료는 아주 여러 가지 단계를 거쳐서 시술이 진행되는데 발치하면서 임플란트 뿌리 심고, 뼈이식하고, 임시로 쓸 수 있는 치아까지 완성한다. 당일에 최종 보철물까지 완성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본인의 뼈 상태가 좋지 못하면 당일에는 임시적으로 쓸 수 있는 임시치아까지만 완성이 되며(안 되는 경우도 있다.) 잇몸이랑 임플란트 뿌리랑 굳어지는 '유착 기간'은 전국 어떤 치과를 가던 기다려야 한다. 마법사도 아니고 상처부위가 몇 시간 만에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치아도 마찬가지로 뼈에 심어놓긴 했지만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어금니 부위는 임시치아를 만들어 놓으면 어느 정도 아물면 자꾸 그 부위로 음식을 먹으려고 하기 때문에 안정화가 되지 않아 보통은 전치부(앞쪽 치아와 작은 어금니)에 임시치아를 만들어준다. 치료에 대한 부분을 생략하고 날리는 것이 아니고 한꺼번에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원데이임플란트며 제대로 하는 병원은 많지 않으니 경험이 많은 병원(음식점으로 따지면 본점, 원조)을 찾아가는 것이 좋겠다.
5. 전화로 비용만 물어보지 말고 직접 가셔서 병원에 발품 파세요.
엑스레이 비용 다 해봐야 8천 원 정도(보험 엑스레이 비용 기준) 나온다. 전화상으로 물어봐도 사실 알려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5천만 인구의 얼굴이 다 다르듯이 치아도 다 다르다. 따라서 정확한 견적이 궁금하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알 수 있다. 임플란트 몇 년 쓰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것도 마찬가지 개인 편차가 심하다. 임플란트는 시술보다 그 후 관리도 만만치 않게 중요하다. 똑같이 임플란트 시술을 했다고 하더라도 누구는 관리를 잘해서 새것처럼 유지하고 누구는 관리를 못해서 금방 망가지는 것처럼 자신의 생활습관, 정기검진 여부에 따라 너무나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임플란트의 수명이다. 또 하나는 치아는 무언가를 먹을 때 받는 힘이 있는데 이것을 '교합력'이라고 한다. 임플란트는 인공적으로 만든 치아기 때문에 새로 만든 치아의 교합력을 적절하게 잘 조절해 주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6. 광고를 많이 한다고 해서 나쁜 병원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광고만 너무 믿어서는 안된다. 특히 병원의 이력을 보는 것도 추천할만한 방법이다. 다만 신문사 같은 데서 주최하는 **대상 수상 같은 것들은 돈 주면 다 해준다. 이런 정보들 보다는 보건복지부에서 인증한 것, 국가 기관에서 인증받은 것 등을 참고하는 것이 좋지만 이 또한 맹신할 필요는 없다. 일정 조건만 갖추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정보보다는 병원의 임상경력 등이 얼마나 되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을 더 추천한다. 이 병원은 얼마나 고난도 시술을 할 수 있고 얼마만큼의 시술 케이스를 가지고 있는지, 장비는 좋은지, 상담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좋은 병원을 고르는 것은 전화상으로 알 수 없다.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다.
다음 글에서는 임플란트의 수명과 관리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